KT가 한승택-김현수에 이어 FA 외야수 최원준과 4년 최대 48억 원 계약을 체결하며 이번 겨울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 구단으로 떠올랐다. 박찬호·박해민을 영입 경쟁에서 놓친 뒤 KT가 원하던 센터라인 보강을 최원준으로 사실상 마무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원준은 2016년 전체 3순위로 KIA에 입단해 빠른 발과 넓은 수비 범위, 준수한 컨택 능력을 바탕으로 꾸준한 성장을 이어온 자원이다. 2020년 타율 0.326으로 커리어하이를 찍었고, 2021년에는 174안타·40도루를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테이블세터 모습을 보여주었다. 지난 해에도 136경기에 출장해 0.292의 타율을 기록하며 KIA 통합우승에 힘을 보탰다.
비록 올해 성적은 타율 0.242로 다소 주춤했으나, 트레이드를 통해 KIA와 NC를 오간 시즌 특성상 퍼포먼스의 변동 폭이 컸다는 점이 감안됐다. KT는 최원준의 운동 능력과 회복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실제로 그는 부진한 타격 속에서도 26도루를 기록하며 주루·수비에서는 여전히 리그 상위권 경쟁력을 보여줬다.

KT가 그에게 4년 48억 원이라는 공격적 조건을 제시한 이유는 단순한 외야 보강을 넘어 중견수 고정이라는 명확한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배정대가 2할 초반 타율로 흔들리며 중견수 공백이 드러났고, 이에 따라 KT는 FA 시장에서 중견수 자원들(박해민·최원준)을 최우선 타깃에 올렸다. 박해민 영입이 무산되면서 선택지는 좁아졌고, 결국 ‘마지막 남은 옵션’이었던 최원준에게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KT 구단은 “최원준은 공·수·주를 모두 갖춘 외야수이며 센터라인 강화의 핵심 조각”이라고 얘기했다. 실제로 최원준이 중견을 맡게 되면 체력 관리가 필요한 김현수는 지명타자·코너 외야를 오가며 타격에 집중할 수 있고, 우익수 안현민·좌익수 김민혁과의 조합도 훨씬 안정적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번 영입으로 KT는 외야 구성 고민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 빠른 발과 넓은 수비 범위, 여전히 잠재력이 남아 있는 타격 생산력까지 감안하면 최원준은 KT가 원하던 ‘미래 가치가 높은 중견수’ 프로필에 가장 근접한 카드였다. 부침이 있었던 올해 성적보다 향후 회복 가능성을 판단해 투자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한편 KT는 며칠 전 FA 포수 한승택과 4년 10억 원 계약을 맺었고, 이날 김현수를 3년 50억 원에 영입해 방망이의 무게감을 채웠다. 결과적으로 KT는 외부 FA 세 명에게 총 108억 원을 투입하며 스토브리그 최대 투자 구단으로 자리 잡았다.
[스포츠&블록체인 전문 프리랜서 기자 Dragon Ch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