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가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역사에 남을 경기를 만들어냈다.
오타니는 18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4차전에서 3개의 홈런과 10탈삼진을 기록하며 팀의 5-1 승리를 이끌었다. 이 승리로 다저스는 밀워키 브루어스를 상대로 4연승을 거두며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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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부터 역사적 장면…’투수 리드오프 홈런’ 최초 기록
이 날 오타니는 1회 초 마운드에서 3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1회 말 타석에서 메이저리그 사상 최초로 투수가 리드오프로 나서 홈런을 친 기록을 세웠다. 타구는 우측 담장을 넘어 446피트(약 136m)를 날아가며 다저스타디움을 뒤흔들었다.
이후에도 오타니의 활약은 멈추지 않았다. 4회에는 비거리 469피트의 대형 홈런을 터트렸고, 7회에는 다시 솔로 홈런을 추가하며 한 경기 3홈런을 완성했다.
6이닝 10탈삼진 무실점, 브루어스 타선 압도

오타니는 이 날 마운드에서도 완벽했다. 최고 구속 100마일(약 161km)의 포심 패스트볼과 예리한 스위퍼를 앞세워 6이닝 2피안타 무실점 10탈삼진 완벽투를 기록했다. 그는 7회 두 타자에게 연속 출루를 허용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고, 구원 투수 알렉스 베시아가 위기를 막았다.
이후 오타니는 곧바로 타석에 들어서 세 번째 홈런을 때려내며 경기의 마침표를 찍었다. LA 타임스는 “이 경기는 단순한 승리가 아니라, 오타니가 야구의 개념을 다시 쓴 날”이라고 평가했다.
로버츠 감독 “역대 최고의 포스트시즌 경기”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아마 포스트시즌 역사상 최고의 솔로 플레이일 것”이라며 “그가 왜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선수인지를 보여줬다”고 극찬했다.
팀 동료 프레디 프리먼 역시 “가끔은 진짜 사람인지 확인하고 싶을 정도다. 가장 큰 무대에서 이런 경기를 한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밀워키의 팻 머피 감독도 “누구도 이 경기의 위대함에 이견을 제시할 수 없을 것”이라며 “그는 10탈삼진에 3홈런을 동시에 기록한, 전무후무한 선수였다”고 인정했다.
다저스,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

이로써 다저스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상대는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에서 맞붙고 있는 시애틀 매리너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 중 승자가 될 전망이다. 다저스가 이번 시리즈에서 우승할 경우, 1998-2000년 뉴욕 양키스 이후 25년 만의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이 된다.
오타니는 경기 후 시리즈 MVP 시상식에서 “오늘은 공수 양면에서 정말 즐거운 하루였다”며 “대표로 이 트로피를 받지만, 우리는 팀으로써 이겼다. 전 세계 팬들과 함께 좋은 사케 한 잔 하며 이 순간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포스트시즌 ERA 0.63, 완벽한 선발진
다저스의 이번 NLCS 승리는 ‘선발진의 압도적인 투구력’으로 요약된다.
오타니를 비롯해 블레이크 스넬, 야마모토 요시노부, 타일러 글래스나우 등 4명의 선발투수는 시리즈 전체에서 28⅔이닝 동안 단 2실점, 35탈삼진을 기록했다. 팀 평균자책점(ERA)는 0.63으로, 다저스는 포스트시즌 역사상 가장 완벽한 로테이션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로버츠 감독은 시상식에서 “시즌 전 ‘다저스가 야구를 망친다’는 말이 있었지만, 이제 우리는 야구의 완성형을 보여주고 있다. 남은 건 단 네 경기뿐이다”라고 말했다.
“베이브 루스를 넘어, 오타니 시대 개막”
오타니의 이번 활약은 단순한 경기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는 이미 MLB 역사상 유일한 ’50홈런·50도루 시즌’과 ’50홈런·50탈삼진 시즌’을 달성했으며, 3개의 정규시즌 MVP와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보유하고 있다.
이 날 경기를 계기로 오타니는 베이브 루스를 넘어서는 존재로 평가받고 있으며, 미국 현지 언론은 “그는 더 이상 루스의 후계자가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장르”라고 전했다.
[스포츠&블록체인 전문 프리랜서 기자 Dragon 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