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미국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폴 스킨스가 2025년 NL(내셔널리그) 사이영 상을 만장일치로 수상하며, 데뷔 2년 만에 MLB 투수 지형을 바꿀 절대적 존재로 떠올랐다.
신인왕을 수상한 후, 이듬해 사이영 상까지 수상하게 되는 기록은 1985년 드와이트 구든 이후 무려 40년 만에 나온 성취로, 피츠버그 사이영 역사에서도 1960년 번 로, 1990년 더그 드레이벡 이후 35년 만에 이룩한 쾌거다.
승리가 전부가 아니다, 스킨스가 보여준 ‘완성체 투수학’
스킨스는 올 시즌 32경기에서 ERA(평균자책점) 1.97, WHIP(이닝 당 출루허용률) 0.95, 탈삼진 216개를 기록하며 정규시즌 내내 리그 최정상급 지표를 유지했다. 10승 10패라는 보여준 퍼포먼스 대비 다소 부당한 성적표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FIP(수비 무관 평균자책점) 2.36, ERA+(조정 평균자책점) 217 등 투수의 기여도를 보다 다방면으로 반영하는 세이버매트릭스 수치에서 모든 경쟁자를 압도했다. 특히 187⅔이닝 동안 리그 최저 수준의 출루 허용률을 유지하며 승운이 좋지 않아도 전혀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 투구를 선보였다.
스킨스의 투구는 단순한 구속에 의존하지 않는다. 6가지 이상의 구종을 조합한 완벽한 피칭 디자인, 경기 흐름에 따라 투구 패턴을 바꾸는 유연함, 그리고 예전 포수 포지션을 소화해봤던 경험에서 나오는 뛰어난 주자 견제 능력까지 더해져 완성형 에이스의 조건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스킨스는 올 시즌 내내 MLB에서 가장 많은 주루 저지 기여도를 기록한 우완 투수였다.
‘가장 빠르게 정상에 오른 투수’… 스킨스로 설계되는 피츠버그의 미래
팀 성적 부진으로 끊임없이 트레이드 설이 따라다니는 스킨스지만, 피츠버그 단장 벤 체링턴은 “스킨스는 2026년에도 피츠버그의 에이스로 남는다”며 어떠한 형태의 이적 가능성도 차단했다. 팀이 재건 단계에서 경쟁 구단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최대의 자산임에도, 그 어떤 패키지 제안도 고려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스킨스는 이미 2년 만에 누적 WAR(대체 수준 대비 승리 기여도) 13 이상, 두 시즌 연속 1점대 평균자책점이라는 기록을 달성하며 MLB 최정상급 투수 반열에 올랐다.
일부 스카우트들은 “현재 23세라면, 이 투수는 MLB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커리어 전성기를 만든 선수 중 한 명으로 남을 것”이라고 평가한다. 피츠버그는 스킨스를 중심으로 장기 경쟁력을 구축할 계획이고, 이번 사이영 수상은 그 프로젝트의 가속 신호가 됐다.
WS MVP 야마모토의 추격…하지만 스킨스는 이미 정상에
이번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경쟁에서 폴 스킨스와 함께 가장 주목받았던 인물이 있다면 바로 LA 다저스 선발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였다.
야마모토는 정규시즌에서 12승 8패 173⅔이닝, ERA 2.49, 탈삼진 201개를 기록했고, WS(월드시리즈)에서는 위기 상황마다 등판해 무려 3승을 따내며 팀의 2년 연속 우승을 이끌었다. 그결과 WS MVP까지 거머쥐며 가을의 절대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처럼 야마모토는 포스트시즌에서 압도적인 투구를 펼치며 후반기 가장 강력한 사이영 다크호스로 부상했지만, BBWAA(미국야구기자협회)의 선택은 결국 정규시즌 퍼포먼스에 무게를 두었다.
스킨스는 시즌 전체적으로 놓고 보았을 때 그 누구보다도 완성된 투수였고, 특히 5월 이후부터 계속 유지된 1점대 평균자책점 임팩트가 만장일치 수상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스포츠&블록체인 전문 기자 Dragon Ch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