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가 7년 만에 다시 셧다운(미국 의회에서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아 연방 정부가 일시적으로 업무를 중단하는 것)에 돌입했지만 금융시장은 예상과 다른 흐름을 보였다. 전통적으로 셧다운은 불확실성을 키우며 주식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해왔지만, 이번에는 금과 함께 비트코인이 안전자산 대체제로 주목받으며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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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2개월 만에 최고치 경신

10월 1일(현지시간) 셧다운이 시작되자, 비트코인 가격은 단숨에 11만 9,000달러를 돌파하며 두 달여 만의 고점을 기록했다. 국내 거래소에서도 1억 6,900만원 안팎에서 거래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더리움은 4,300달러 선을 회복했고, 리플·솔라나·도지코인 등 주요 알트코인 역시 3~6%대 동반 상승을 기록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4조 달러를 넘어섰으며, 비트코인 점유율은 57~59%까지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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셧다운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한 이유
이번 셧다운은 공무원 75만 명이 무급 휴가에 들어가고, 노동부·통계청 등 주요 기관의 경제지표 발표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만들었다. 특히 이번 주 예정된 비농업 고용보고서와 10월 중순의 물가지표 발표가 지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정책 판단이 어려워졌다.
시장에서는 이를 금리 인하 가능성 확대로 해석했다. 실제로 미 고용정보업체 ADP 민간 고용 데이터가 3만 2,000명 감소를 기록하면서 경기 둔화 우려를 키우자,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는 10월 기준금리 0.25% 인하 확률이 99%까지 반영됐다. 이는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가상자산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재료가 되었고, 결과적으로 비트코인 가격을 밀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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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자금 유입과 ‘업토버’ 효과

자금 흐름도 강세장을 뒷받침했다. 미국 상장 비트코인 현물 ETF에는 셧다운 직전인 9월 30일 하루에만 4억 달러 이상이 순유입되었으며, 최근 이틀간 총 9억 5,000만 달러가 들어왔다. 이더리움 ETF에도 수백억 원 대 자금이 유입되며 기관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는 모습이다.
여기에 계절적 패턴인 ‘업토버(Uptober)’ 효과도 힘을 보탰다. 지난 12년간 10차례나 10월에 상승세를 기록했던 비트코인의 전례는 투자심리를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반등은 연말 강세장의 서막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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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과 동반 질주, 시장 디커플링 가속

비트코인 상승은 금값 랠리와 맞물려 나타났다. 금은 온스당 3,900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전통적 안전자산과 디지털 안전자산이 동시에 강세를 보인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미국 증시가 셧다운에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큰 충격을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는 오히려 비트코인이 증시와의 상관성을 줄이고 독립적 자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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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전망과 주의점
분석가들은 비트코인의 단기 저항선을 11만 7,500달러~12만 달러 구간으로 보고 있다. 이를 돌파할 경우 13만 달러, 나아가 15만 달러까지도 열려 있다는 낙관적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여전히 11만 5,000달러 지지선 유지 여부를 주시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결국 이번 셧다운은 비트코인이 정치·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디지털 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역사적으로 10월은 비트코인 강세장이 펼쳐지기 쉬운 시기였던 만큼, 이번 랠리가 단기 반등에 그칠 지, 아니면 장기 상승장의 신호탄이 될 지가 향후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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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스포츠 전문 프리랜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