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스포츠 뉴스백투백 홈런에도… 한국 야구, 규정·제구 난조 속 일본전 10연패 ‘현실의 벽’

백투백 홈런에도… 한국 야구, 규정·제구 난조 속 일본전 10연패 ‘현실의 벽’

한국 야구대표팀이 일본 도쿄돔에서 다시 한 번 현실의 벽을 실감했다.

4회초 안현민과 송성문의 백투백 홈런으로 3점을 앞서며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오는 듯했지만, 투수진이 급격히 무너지며 4-11 역전패를 당했다. 이로써 대표팀은 2015년 프리미어12 준결승 이후 프로 1군 맞대결 기준 일본전 10연패라는 뼈아픈 기록을 떠안게 됐다.

4회 초 백투백 홈런을 기록한 안현민-송성문 / 도쿄=연합뉴스

경기 초반 분위기는 한국의 것이었다. 곽빈이 3회까지 150㎞대 중반의 패스트볼로 일본 타선을 묶었고, 4회초에는 신민재의 첫 안타 출루를 시작으로 안현민의 129m 투런포, 송성문의 119m 백투백 솔로 홈런이 연달아 터졌다. 잠시 도쿄돔의 공기가 뒤집힐 만큼 완벽한 흐름이었다.

그러나 곽빈이 리드를 등에 지고 올라선 4회말, 흐름은 급격하게 변했다. 첫 타자 볼넷이 빌미가 됐고, 교체된 이로운마저 2루타를 허용하며 경기는 순식간에 3-3 동점이 됐다.

이어진 5회는 한국 야구가 직면한 국제 규정의 벽이 그대로 드러난 이닝이었다. 김택연이 흔들렸지만 ‘투수 3타자 의무 상대’ 규정으로 즉시 교체가 어려웠고, 이호성은 대타 기시다에게 초구 슬라이더를 통타당하며 3점 홈런을 허용했다. 이후에도 볼넷, 사구, 안타가 꼬리를 물며 무사 만루가 됐고, 성영탁이 등판했지만 빗맞은 내야안타와 적시타가 겹치며 5회에만 6실점했다. 한국 투수진은 이날 총 12피안타 11사사구를 기록하며 스스로 무너졌다.

이 날 주심 역할을 한 MLB 최초 여성 심판 젠 파월(Jen Pawol) /연합뉴스

판정 문제가 흐름을 끊은 것도 컸다.

5회초 문현빈의 타구가 원바운드 후 투수 발에 맞아 발생한 명백한 내야 안타 상황을 이 날 주심을 맡은 MLB 최초 여성 심판 젠 파월은 ‘투수 직격 후 뜬공’으로 잘못 판정해 아웃을 선언했다. 비디오 판독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번복되지 않으면서 한국 공격의 흐름이 완전히 끊겼다. 이후 5회말 천장에 닿은 타구가 2루타로 선언됐다가 파울로 번복되는 등 심판 이해도 문제까지 더해져 경기장은 여러 차례 혼란스러웠다.

투수진이 가지고 있던 문제는 단순한 제구력 부족만이 아니었다. ABS가 적용되지 않는 MLB식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지 못한 채 볼카운트가 불리하게 전개됐고, 피치클록 역시 변수였다. 8회 이민석은 초구에서 피치클록 위반을 범하며 스스로 리듬을 잃었고, 이는 다시 실점으로 이어졌다. 국제 규정은 확실히 한국 투수들에게 낯설고 가혹했다.

타선에서는 신민재가 3안타 2득점으로 홀로 고군분투했지만, 하위타선이 전혀 연결되지 못하며 추가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백투백 홈런으로 만든 3득점이 사실상 유일한 결정타였다는 점이 아쉬움을 남겼다.

한일전에서 패배한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 멤버들이 관중들을 향해 인사한 후 그라운드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패배는 단순한 전력 차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한국 야구가 국제무대에서 직면할 규정 적응, 스트라이크존 대응, 투수 운용 전략, 그리고 불펜 기량의 한계가 동시에 드러난 경기였다.

내년 WBC에서 같은 조에서 다시 만나는 일본을 상대하기 위해선, 이날 도쿄돔에서 드러난 문제들을 어떻게 보완하느냐가 가장 중요해졌다. 한국은 16일 이어지는 2차전에서 연패 탈출을 다시 노린다.


[스포츠&블록체인 전문 기자 Dragon 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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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스포츠 기자 최신 스포츠 뉴스와 암호 화폐 관련 소식을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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