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연방 규제 체계 아래에서 현물 암호화폐 거래와 디지털 자산 담보 활용을 전격 허용하며, 미국 금융시장 내 디지털 자산의 제도권 편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이후 이어진 규제 정비 기조(Genius Act.)가 본격적인 정책 변화로 이어지면서, 파생상품 시장과 현물 시장을 아우르는 전면적 구조 조정이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다.
CFTC는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USDC 등 주요 디지털 자산을 파생상품 담보로 사용할 수 있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출범시키고, 2020년 도입된 기존 제한 규정을 공식 폐기했다.
초기 3개월 동안 FCM(선물거래중개업자)은 고객 마진 담보로 이들 디지털 자산을 수용할 수 있으며, 주간 보고 및 위험 관리 의무가 강화된다. 토큰화 국채·머니마켓펀드 등 실물자산 기반 RWA의 담보 활용 가이드라인도 함께 제시되며 기술 중립적 규제 원칙이 명확히 자리 잡았다.
이 같은 정책 전환은 장기간 해외 플랫폼 중심으로 흘러온 시장 구조를 미국 규제 프레임 내부로 되돌리려는 전략적 움직임이다. 팜 의장 대행은 “미국 투자자가 해외 거래소 사고에 노출되는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며 규제 환경 안에서의 혁신 수용을 강조했다.
업계는 제도권 담보 인정이 기관투자자 유입, 결제 효율성 개선, 리스크 완화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인베이스와 서클, 크립토닷컴 등 주요 기업들은 “결제 비용 절감과 24시간 리스크 관리 체계 강화가 가능해졌다”고 평가했다.

CFTC는 여기에 더해 사상 처음으로 연방 규제를 받는 선물거래소에서 현물 암호화폐 상품 거래를 공식 허용했다. 100년 가까이 미국 자본시장의 표준으로 기능해온 규제 거래소에서 암호화폐 현물이 상장·거래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로, 현물과 파생시장을 아우르는 통합적 시장 구조가 제도권 안에서 본격적으로 형성될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실제로 시카고에 본사를 둔 가상자산 거래소비트노미얼은 12월 8일부터 레버리지 기반 현물 거래 서비스를 개시하며 새로운 시장 구조 정착의 첫 사례가 됐다.
정책 변화의 또 다른 축은 CFTC가 출범시킨 ‘CEO 혁신위원회(CEO Innovation Council’’다. 제미니·크라켄·폴리마켓·크립토닷컴 등 주요 암호화폐 기업 CEO와 CME·나스닥·ICE·LSEG 등 전통 금융사의 최고경영진이 한자리에 모여, 토큰화·24시간 거래·무기한 선물·예측시장 등 파생상품 시장 구조 개편을 논의하게 된다. 위원 구성에서 디지털 자산 기업 비중이 절반을 넘어서며, 암호화폐 산업이 더 이상 주변 플레이어가 아닌 시장 구조 설계의 핵심 주체로 올라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예측시장 산업의 제도권 편입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제미니는 5년 만에 CFTC로부터 DCM(지정계약시장) 승인을 확보하며 미국 내 예측시장 서비스를 선보인다. 이는 칼시 중심으로 재편되던 기존 시장 구조에 새로운 경쟁자를 추가하는 변화로, 예측시장 산업의 본격적인 성장 국면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같은 연쇄 조치는 GENIUS 법안 시행 이후 강화된 비증권형 디지털 자산 규제 권한과 맞물리며 미국 금융 규제 지형의 중대한 변곡점을 형성하고 있다. 파생상품 담보 허용, RWA 토큰화 가이드라인, 현물 암호화폐 시장 개방, 예측시장 승인까지 잇따라 발표된 정책들은 디지털 자산이 실험적 단계에서 벗어나 제도권 금융 인프라의 일부로 편입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자산 세계 중심국’ 전략 아래, CFTC의 급진적 개혁은 글로벌 금융시장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이 규제 명확성과 제도권 수용 속도에서 우위를 확보하며 디지털 금융 혁신의 주도권을 재확보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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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스포츠 전문 기자 Dragon Ch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