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통화감독청(OCC)이 리플(Ripple), 서클(Circle), 팍소스(Paxos), 비트고(BitGo), 피델리티 디지털 자산(Fidelity Digital Assets)에 대해 국가신탁은행(National Trust Bank) 설립 및 전환을 조건부 승인하면서, 디지털 자산 산업의 제도권 편입이 본격적인 단계에 들어섰다.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 자산 인프라를 연방 은행 시스템 안으로 끌어들이겠다는 미국 금융 규제의 방향성이 명확해졌다는 평가다.

OCC는 신규 신탁은행 설립을 신청한 리플 내셔널 트러스트 뱅크와 서클의 퍼스트 내셔널 디지털 커런시 뱅크를 조건부 승인했으며, 팍소스·비트고·피델리티 디지털 자산에는 주(州) 단위 신탁회사에서 연방 신탁은행으로의 전환을 허용했다. 신탁은행은 예금 수취나 대출은 제한되지만, 자산 수탁·결제·정산 등 핵심 금융 인프라 기능을 연방 감독 하에서 수행할 수 있다.
이번 조치는 7월 제정된 스테이블코인 규제법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의 후속 절차로 해석된다. 해당 법은 3,100억 달러를 넘어선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연방 차원의 규제 틀을 마련했으며, OCC는 이를 토대로 디지털 자산 기업의 은행권 진입 경로를 제도화했다.
조너선 굴드 OCC 청장은 “연방 은행 시스템으로의 신규 진입은 소비자와 금융 산업, 나아가 경제 전반에 긍정적”이라며 경쟁과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업별 의미는 다층적이다. 서클과 팍소스는 연방 인가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준비자산 관리와 결제 인프라를 연방준비제도의 지급경제망과 직접 연결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
이는 과거 상업은행 의존 구조에서 발생했던 거래상대방 리스크를 완화하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리플은 신탁은행을 통해 RLUSD 스테이블코인을 연방·주 이중 감독 체계에 편입시키며, 국경 간 결제와 기관 대상 정산 인프라를 강화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다만 시장의 반응은 차분했다. OCC 승인이라는 제도적 호재에도 불구하고 XRPdml 가격은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지 않았다. 이번 조치가 단기적인 가격 자극보다는 중장기적인 인프라 재편 성격이 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기관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변화는 투기적 수요가 아니라 연준 직결 결제, 24시간 정산 확정성, 규제 명확성이다.
결국 이번 승인들은 디지털 자산이 ‘규제 밖 실험’에서 ‘감독 안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 자산 결제가 연방 은행 체계 안에서 작동하기 시작하면서, 가격 변동성과는 별개로 금융 시스템 내 역할은 한 단계 격상되고 있다. 단기 시세보다 구조적 변화에 무게가 실리는 국면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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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블록체인 전문 기자 Drag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