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이번 스토브리그 최대 과제로 평가받던 내부 FA 투수 이영하를 지켜냈다.
두산은 11월 27일 이영하와 4년 최대 52억 원(계약금 23억·연봉 총액 23억·인센티브 6억)에 합의하며 투수진 안정화에 필요한 중심 전력을 붙잡았다. 박찬호(4년 80억), 조수행(4년 16억)에 이은 세 번째 계약으로, 두산은 이번 스토브리그 FA 시장에서만 총 148억 원을 투자하며 강한 ‘윈나우’ 의지를 드러냈다.
이영하는 2016년 1차 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한 이후 통산 355경기 60승 46패, 평균자책점 4.71을 기록한 우완 투수다. 이번에 부임한 김원형 신임 두산 감독이 투수 코치로 재직하던 2019년에는 시즌 17승과 3점 대 방어율을 기록하며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올해는 불펜 전담으로 73경기 출장, 66⅔이닝을 소화하며 4승 4패 14홀드를 기록, 두산 구원진에서 가장 많은 이닝과 등판을 책임졌다.

두산이 그에게 거액을 베팅한 이유는, 그가 가지고 있는 기록 이상의 가치 때문이다. 두산 프런트 내부에서는 ‘연평균 60이닝 이상 소화 가능한 내구성’, ‘선발과 불펜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젊은 투수진을 이끌 베테랑’의 이유로 그를 높게 평가했다. 올겨울 시장에 즉전급 투수가 드물었던 점도 몸값 상승 요인이었다. 실제로 복수 구단이 영입전을 벌인 것으로 밝혀졌고, 일부 구단은 두산보다 높은 금액과 선발 보장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영하의 선택은 두산이었다. 그는 “두산은 어린 선수였던 나를 성장시켜준 팀”이라며, “대우도 만족스럽고, 팀에 남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밝혔다. 또 “4년 뒤에 ‘가성비 FA’라는 평가를 받겠다”며 책임감을 드러냈다. 김원형 감독의 존재도 잔류 결정에 힘을 실었다. 김 감독은 취임 직후부터 프런트에 “그를 꼭 잡아달라”고 요청해왔고, 선발 복귀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은 이번 계약을 기점으로 마운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올해 좋은 성적을 거뒀던 외국인 투수 잭 로그와의 재계약 분위기가 긍정적이며, 추가 외국인 투수와 아시아쿼터 투수 영입도 적극 추진 중이다. 내부 FA 가운데는 투수 최원준만 남아 있으며, 현재 협상 중인 걸로 알려졌다.
2025시즌 9위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두산은 겨울 스토브리그에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투수 왕국’ 복원을 목표로 한 분명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영하의 잔류는 그 시작점에 해당한다. 새로운 두산 사령탑 김원형 감독이 그리는 2026시즌 마운드 구상 속에서, 이영하가 다시 한 번 선발 자원으로 도약할지, 혹은 필승조의 중심으로 남을지는 이번 스프링 캠프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스포츠&블록체인 전문 기자 Dragon Ch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