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프로야구 스토브리그의 최대 이슈로 꼽히던 ‘타격 기계’’ 김현수의 거취가 결국 KT 위즈로 정해졌다.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하며 LG의 통합 우승을 이끌고도 잔류 대신 수원행을 택한 그의 선택은 올겨울 FA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었다. KT는 25일 김현수와 3년 총액 50억원(계약금 30억원, 연봉 총액 20억원) 전액 보장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30대 후반의 베테랑에게는 이례적으로 과감한 조건으로, 올 시즌 FA 빅 딜 사례 중 하나가 되었다.

김현수의 이적은 단순한 외야 보강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KT는 이번 겨울 FA 시장에서 강백호, 박찬호, 박해민 등 핵심 타겟들과의 협상에 잇따라 실패하며 전력 구상에 공백이 생긴 상황이었다.
내부 FA 강백호를 잃은 데 이어 유격수 보강과 외야 수비 안정화 계획도 차질을 빚자, 팀은 즉시 전력감이면서 동시에 리더십을 갖춘 자원을 절실히 찾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KT는 경쟁 구단(두산)보다 빠르고 적극적인 접근으로 김현수를 영입 최우선 대상에 올리고 개장 초기부터 꾸준히 협상을 이어갔다.
김현수는 2006년 두산에서 신고(육성)선수로 출발해 메이저리그(MLB)에 진줄, 이후 KBO 복귀 후 LG에서 8년간 활약하며 두 차례 통합 우승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했다. KBO리그 통산 2,221경기 타율 0.312, 2,532안타, 261홈런을 기록했으며, 8,000타석 이상 기준 통산 타율 4위, 최다 안타 3위 등 누적 지표에서도 최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올해 한국시리즈에서는 타율 0.529, 8타점으로 폭발적인 활약을 펼치며 데뷔 첫 한국시리즈 MVP를 거머쥐기도 했다.

LG는 박해민과의 재계약(4년 최대 65억원) 이후 샐러리캡 부담이 커지며 김현수에게 충분한 조건을 제시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2년 연장 옵션(25억원)을 충족하지 못해 FA 권리를 다시 얻게 된 김현수에게 LG가 제안한 조건은 총액 3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반면 KT는 전액 보장 50억원이라는 파격적 조건을 내세워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 일부 지방 구단은 이보다 높은 금액을 제시했다는 후문도 있으나, 김현수는 팀 환경·역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KT행을 최종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KT는 김현수의 타격 생산력 뿐 아니라 팀 리더십, 클럽하우스 장악력, 젊은 선수단과의 조화 등 비가시적 효과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나도현 KT 단장은 “김현수는 리그 최고 수준의 타자이자 검증된 우승 자원으로, 팀 구심점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수는 이번 계약으로 세 차례 FA 계약 총액 255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KBO FA 누적액 4위에 올랐다. 이적 발표 후 그는 “가치를 인정해준 KT에 감사한다. 그 간 많은 응원을 보내주셨던 LG 팬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새 팀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스포츠&블록체인 전문 기자 Dragon Ch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