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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분위기는 한화에게
한화는 신인 정우주의 패기 넘치는 호투와 문현빈의 맹타로 일찌감치 4점을 앞서갔다. 정우주는 3⅓이닝 3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꽁꽁 묶었고, 문현빈은 1회 적시 2루타에 이어 5회에는 우측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터뜨리며 ‘4타점 원맨쇼’를 펼쳤다. 삼성 선발 원태인은 5이닝 4실점으로 다소 흔들리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또 다시 무너진 김서현
그러나 6회말, 경기의 흐름은 완전히 바뀌었다. 삼성의 선두타자 김지찬이 우중간 3루타로 출루하며 반격의 불씨를 지폈고, 김성윤의 볼넷과 구자욱의 적시타로 한 점을 따라붙었다. 한화 김경문 감독은 흔들리는 불펜을 대신해 마무리 김서현을 조기 투입했지만, 이 결정이 오히려 독이 됐다.
1사 1·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영웅은 김서현의 3구째 153km 낮은 직구를 기다렸다는 듯 걷어 올렸다. 타구는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동점 스리런.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는 그야말로 폭발했다. 김영웅은 경기 후 “초구와 2구를 놓치고 나서 낮은 직구를 예상했다. 운 좋게 잘 맞았다”고 밝혔다.
‘영웅’ 김영웅
그리고 7회말, 다시 한 번 드라마가 쓰였다. 구자욱의 사구, 디아즈의 볼넷으로 이어진 1사 1·2루에서 김영웅이 한승혁의 초구를 통타했다. 또다시 우측 담장을 넘긴 연타석 3점 홈런. 점수는 7-4로 뒤집혔고, 그 순간 경기장은 ‘영웅시대’라는 말 그대로의 환호로 뒤덮였다.
김영웅은 이날 4타수 3안타 6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플레이오프 4차전 MVP로 선정됐다. 이로써 그는 2017년 두산 오재일 이후 단일 PO 최다 타점 타이(12타점) 기록을 세웠다.
삼성은 이후 이호성, 김재윤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를 투입해 한화 타선을 무실점으로 봉쇄하며 승리를 지켜냈다. 김재윤은 9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내며 PO 통산 개인 최다 세이브 타이 기록(4세이브)에 이름을 올렸다.
대전에서 펼쳐지는 운명의 최종전
반면 한화는 눈앞의 한국시리즈 진출 기회를 놓쳤다. 김경문 감독은 “결과는 감독의 책임이다. 정우주가 너무 잘 던졌는데 마무리를 지키지 못했다”고 고개를 떨궜다. 그럼에도 그는 “김서현의 공은 나쁘지 않았다. 위축된 것뿐이다. 5차전에서도 마무리로 낼 것”이라며 선수에 대한 믿음을 굽히지 않았다.
모든 것이 김영웅의 이름값처럼 흘러간 밤이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김영웅이 쓰러져 있던 팀을 다시 세웠다. 이런 경기는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며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제 양 팀은 2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끝장 승부’를 펼친다.
[스포츠&블록체인 전문 프리랜서 기자 Dragon Ch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