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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25년 만의 월드시리즈 2연패…‘황금 시대’를 열다

11월 2일(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LA 다저스가 연장 11회까지 진행된 승부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꺾고 2연속 월드시리즈 챔피언에 등극했다.

오타니의 피홈런, 하지만 다시 따라가는 다저스

7차전의 초반 분위기는 토론토 블루제이스 쪽으로 기울었다. 다저스의 선발 오타니 쇼헤이는 2회 찾아온 무사 만루의 위기는 넘겼지만 3회, 그가 던진 슬라이더 한 개가 경기의 균형을 깨뜨렸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를 고의사구로 내보낸 뒤 타석에 선 보 비솃이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35m의 3점 홈런을 터뜨린 것이다. 홈 팬들의 함성은 폭발했고, 오타니는 결국 2⅓이닝 5피안타 3실점으로 강판됐다. 다저스는 0-3으로 끌려가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2일 열린 2025년 월드 시리즈 7차전 3회 말, 선발로 등판해 토론토 보 비솃에게 3점 홈런을 맞은 오타니 쇼헤이 /Vaughn Ridley=Getty Images

그러나 포기하지 않는 팀이 다저스였다. 4회초 1사 만루에서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만회하고, 6회에는 토미 에드먼의 희생플라이로 2-3까지 따라붙었다. 토론토가 6회말 안드레스 히메네스의 적시타로 4-2로 달아나자, 8회 맥스 먼시가 솔로 홈런으로 3-4까지 격차를 좁혔다. 시리즈 내내 보여준 다저스의 ‘끝까지 버티는 힘’이 이때부터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9회, 미겔 로하스의 기적 같은 한 방

그리고 9회초, 토론토는 마무리 제프 호프먼을 마운드에 올렸다. 단 한 이닝만 막으면 32년 만의 우승이었다. 그러나 그 순간, 9번 타자 미겔 로하스가 방망이를 휘둘렀다. 가운데로 몰린 슬라이더는 그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갔다.

2일 열린 2025년 월드 시리즈 7차전 9회 초 1사, 3-4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극적인 동점 솔로포를 터트리는 LA 다저스의 미겔 로하스. /AFP=연합뉴스

시즌 내내 수비 요원으로만 평가받던 베테랑이자 ‘언성 히어로’ 로하스는 이 한 방으로 팀의 운명을 바꿨다. 관중석은 정적에 휩싸였고, 다저스 덕아웃은 폭발했다. 로하스는 동점 홈런뿐 아니라 9회말 1사 만루 위기에서 홈 송구로 주자를 잡아내며 또 한 번 팀을 구했다. “야구는 결국 그를 보답했다.” 프레디 프리먼의 말처럼, 로하스는 이날 다저스의 심장을 대신 뛰었다.

야마모토 요시노부, 또 다시 마운드에

9회말 위기에서 마운드에 오른 이는 전날(6차전) 선발로 6이닝을 던진 야마모토 요시노부였다. 그는 피로도, 상황, 압박감 모든 것을 이겨내며 2⅔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9회 1사 만루 상황에서 돌튼 바쇼의 땅볼을 유도해 홈 아웃을 잡고, 이어진 어니 클레멘트의 큼지막한 타구를 교체 투입된 앤디 파헤스가 점프 캐치로 낚아채며 연장으로 승부를 끌고 갔다.

2일 열린 2025년 월드 시리즈 7차전 9회 말, LA 다저스의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구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야마모토는 2차전 완투승, 6차전 승리에 이어 7차전 세 번째 승리를 기록했다. 월드시리즈에서 3승을 거둔 것은 2001년 애리조나의 랜디 존슨 이후 24년 만의 대기록이었다. 시리즈 평균자책 1.02, WHIP 0.68의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그는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11회, 윌 스미스의 결승 홈런과 다저스 왕조의 완성

연장 11회초, 다저스는 또 한 번 운명을 바꿨다. 두 아웃 주자 없는 상황, 타석에 선 윌 스미스가 토론토의 셰인 비버가 던진 슬라이더를 공략해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는 111m, 구속은 157km/h. 토론토가 꿈꾸던 정상은 그렇게 단 한 개의 투구에 사라졌다.

2일 열린 2025년 월드 시리즈 7차전 연장 11회 초, LA 다저스의 윌 스미스가 4-4 동점 상황에서 경기의 균형을 깨뜨리는 극적인 역전 솔로포를 터뜨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11회말, 야마모토는 게레로 주니어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알레한드로 커크를 병살타로 잡아내며 경기를 끝냈다. 로저스센터는 침묵에 빠졌고, 다저스 선수단은 서로를 끌어안으며 두 번째 연속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월드시리즈 연패는 1998~2000년 뉴욕 양키스 이후 처음이다. 팀의 상징인 클레이튼 커쇼는 불펜에서 마지막 공을 던지며 자신의 현역 생활을 마무리했고, “마지막 경기에서 우승이라니, 이보다 완벽한 결말은 없다”고 말했다.

김혜성의 첫 WS 출장, 한국 야구의 또 다른 발자취

연장 11회말, 다저스가 5-4로 앞선 상황에서 김혜성이 2루수 대수비로 투입됐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는 우승의 현장에 함께 서며 김병현(2001·2004년)에 이어 21년 만에 월드시리즈 반지를 낀 두 번째 한국인 선수가 됐다.

끝까지 버티는 팀, 새로운 왕조의 서막

2일 토론토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월드 시리즈 7차전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LA 다저스. /AFP=연합뉴스

다저스는 이번 시리즈에서 2승 3패로 벼랑 끝에 몰린 뒤 원정 6, 7차전을 내리 잡아 우승을 거머쥐었다. 오타니의 도전, 로하스의 각성, 야마모토의 헌신, 그리고 팀 전체의 단단한 조직력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은 이번 시즌을 “다저스의 황금 시대(golden era of Dodger baseball)”라 정의했고,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우리는 매년 우승을 기대받는 팀이다. 그 기대를 증명했을 뿐”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스포츠&블록체인 전문 프리랜서 기자 Dragon 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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