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상징이자 KBO를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 양현종이 다시 한 번 ‘종신 타이거즈맨’의 길을 선택했다.
KIA는 4일 양현종과 계약 기간 2+1년, 계약금 10억 원을 포함한 총액 45억 원의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6년, 2021년에 이어 세 번째로 이뤄진 FA 잔류 계약으로, 프랜차이즈 스타에 대한 구단의 확고한 신뢰가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양현종은 2007년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KIA에 입단한 뒤,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 시즌이었던 2021년을 제외하면 18시즌 동안 KIA 마운드를 지켜온 대표적인 원클럽맨이다.
그는 통산 543경기에서 2656⅔이닝을 던지며 186승 127패 평균자책점 3.90을 기록했고, 리그 최다 선발등판(442경기), 최다 선발승(184승), 최다 탈삼진(2185개) 등 핵심 지표 대부분에서 역사를 새로 썼다. 특히 2024년 KBO 최초 10시즌 연속 170이닝, 2025년 11시즌 연속 150이닝을 달성하며 KBO 역사상 유례없는 ‘이닝 이터’ 면모도 증명했다.
이번 계약은 단순한 전력 보강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올 스토브리그에서 KIA는 주전 유격수 박찬호, 베테랑 4번타자 최형우, 백업 포수 한승택 등 핵심 자원을 연달아 잃으며 팬들의 강한 비판에 직면했다. 현장에서도 “최형우 이탈은 충격이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 이런 상황에서 팀의 정신적 지주이자 상징성이 절대적인 양현종을 지켜낸 것은 흔들린 전력과 팬심을 안정시키는 결정적 조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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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 역시 KIA 잔류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KIA를 떠난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며 “팬들의 함성이 있었기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아직 나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유니폼을 벗는 순간까지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목표”라며 통산 3000이닝 돌파와 최다승·최다이닝 경신 의지도 드러냈다.
구단도 양현종에게 원클럽맨으로서의 가치를 반영한 대우를 제공했다. 심재학 단장은 “김광현 계약을 기준으로 삼지 않았다. 양현종은 KIA 아이덴티티 그 자체”라며 “팀을 이끌 리더이자 상징적인 선수로 반드시 붙잡아야 했다”고 강조했다. 구단은 양현종을 향후 외국인 투수 2명, 이의리와 함께 내년 선발 로테이션의 중심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번 계약으로 양현종의 ‘영구결번’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 선동열의 18번, 이종범의 7번에 이어 등번호 54번이 KIA 역사에 새겨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계약 기간을 모두 채울 경우 만 40세 시즌까지 뛸 수 있어 사실상 은퇴까지 KIA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KIA는 내부 FA 중 양현종과 이준영을 잡았고, 이제 남은 조상우와의 협상 마무리에 집중하고 있다.
[스포츠&블록체인 전문 기자 Dragon Ch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