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손자’ 이정후(27,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MLB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다시 한 번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한국에서는 끝내 달성하지 못했던 기록까지 새로 쓰며, 팀의 연승 행진을 견인했다.
6일(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에 위치한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디널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이정후는 6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 5타수 4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8월 초 뉴욕 메츠 전 이후 정확히 33일 만에 다시 나온 시즌 두 번째 4안타 경기였다. 시즌 타율은 0.267까지 끌어올렸고, OPS 역시 0.744로 크게 상승했다.
네 명의 투수를 모두 공략한 방망이

이 날 이정후의 방망이는 상대 투수 누구에게도 막히지 않았다. 1회 첫 타석에서는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이후 네 차례 타석에서 각각 다른 투수를 상대로 안타를 뽑아냈다. 선발 마이클 맥그리비의 스위퍼를 받아친 중전 안타, 불펜 고든 그라세포를 상대로 기록한 우전 안타, 라이언 페르난데스를 상대로 우측 라인 타구를 만들어내 1타점 3루타, 그리고 8회에는 크리스 로이크로프트에게 내야 안타를 추가로 뽑아냈다. 다양한 코스와 구종을 공략하며 시즌 초반의 타격감을 완전히 되찾은 모습이었다.
미국에서 달성한 커리어 하이 기록

그 중 7회 페르난데스를 상대로 기록한 3루타는 의미가 남달랐다. 이번 시즌 11번째에 해당하는 3루타로, KBO시절에 기록했던 10개(2019·2022)를 넘어선 커리어하이 기록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도 미완에 그쳤던 기록을 메이저리그에서 기록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이정후는 이번 시즌 내셔널리그 전체 2위 3루타 기록을 유지 중이다.
팀의 상승세와 가을야구 희망

이정후의 맹활약 속에 샌프란시스코는 8대 2 완승을 거두며 팀 5연승을 이어갔다. 샌프란시스코는 최근 12경기 동안 11승 1패라는 무서운 기세를 보이고 있다. 141경기를 진행한 상황에서 시즌 성적은 72승 69패로, 같은 NL(내셔널리그) 서부 지구 선두 LA 다저스와의 격차를 6경기, 2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는 4경기 차로 좁혔다. 지구 1위는 쉽지 않지만,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는 메츠와 4경기 차를 유지하며 막판 뒤집기를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