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밤하늘을 갈랐다.”
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의 122m 결승 투런포가 터지자,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의 분위기는 폭발했다. 2-2로 맞선 8회 말 2사 1루, SSG 불펜 이로운의 체인지업이 가운데로 몰리자 디아즈는 이를 완벽히 잡아당겼다. 타구는 오른쪽 담장을 시원하게 넘기며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바꿨다. 이어 이재현이 백투백 솔로포를 추가하며 삼성의 5-2 승리를 완성했다.
이로써 삼성은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SSG를 꺾고 플레이오프(PO)에 진출했다. 정규시즌 4위로 출발해 NC를 제친 와일드카드 결정전, 그리고 3위 SSG를 넘어선 업셋. 2007년 이후 18년 만에 한화 이글스와 가을 무대에서 재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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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라도의 부활투, 삼성의 가을 DNA

준PO 2차전에서 불펜 투수로 등판해 끝내기 홈런의 아픔을 겪었던 외국인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는 이날, 완벽한 투구 내용을 보여주며 본인에 대한 모든 의심을 불식시켰다. 7이닝 2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 완벽에 가까운 피칭이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2km, 완급조절로 SSG 타선을 압도하며 팀의 리드를 지켜냈다.
그는 경기 후 “모두가 제 역할을 다 해냈다”며 “끝내기 홈런의 기억을 완전히 지웠다”고 웃었다. 후라도는 비록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삼성의 가을야구를 상징하는 투혼을 보여줬다.
홈런왕의 귀환, 디아즈의 해결본능
디아즈는 이번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타율 0.375(16타수 6안타) 6타점으로 맹활약하며 기자단 투표 75표 중 42표를 얻어 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시즌 홈런왕다운 결정력으로 팀을 구했고, “홈런왕은 마지막에 홈런으로 증명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박진만 감독은 “우리가 정말 필요할 때 홈런왕답게 쳐줬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불펜의 버팀목과 이재현의 쐐기포
8회 초 2-0 리드를 지키던 삼성은 불펜 난조로 박성한에게 2타점 2루타를 허용하며 동점을 내줬다. 하지만 무사 3루 위기 상황에서 올라온 신예 배찬승이 에레디아와 한유섬을 연속 삼진으로, 이어 마운드에 선 이호성이 고명준을 3구 플라이로 돌려세우며 팀을 구했다. 경기 후 박진만 감독은 “배찬승, 이호성이 팀도 살리고 나도 살렸다”며 웃었다.
8회 말 디아즈의 역전포 뒤에 터진 이재현의 백투백 홈런도 승부에 쐐기를 박은 순간이었다. 팀의 주포 중 한 명인 김영웅의 전날 허리 부상으로 인해 생긴 중심 타선 공백을 잘 메우는데 성공했다.
김광현의 투혼, 그러나 웃지 못한 SSG
SSG 김광현은 최고 150km의 강속구를 앞세워 5이닝 1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포스트시즌 통산 103탈삼진을 기록하며 선동열과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팀 타선의 침묵과 불펜 붕괴로 웃지 못했다. 이숭용 감독은 “패배의 쓰라림을 가슴에 새기겠다”며 내년 재도약을 다짐했다. SSG는 준PO 팀 타율 0.173으로 공격에서 완전히 밀렸다.
한화와의 18년 만의 리턴매치

삼성의 다음 상대는 정규시즌 2위 한화 이글스. 17일부터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5전 3선승제 플레이오프가 시작된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좋은 전력을 갖춘 삼성과 멋진 승부를 펼칠 것”이라며 “한화가 더 높은 곳에 오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5일 오후 2시부터 PO 입장권 예매를 시작한다고 공지했다. NOL 티켓 홈페이지와 앱에서 1인당 최대 4매까지 예매할 수 있으며, 17·18일 1·2차전은 대전, 20·21일 3·4차전은 대구, 23일 5차전은 다시 대전에서 열린다.
[스포츠&암호화폐 전문 프리랜서 기자 Dragon 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