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무대로 돌아왔다. 지난 6월 토트넘에서 경질된 지 불과 석 달 만에 노팅엄 포레스트의 지휘봉을 잡게 된 것이다.
노팅엄은 9월(한국시간) 구단 공식 발표를 통해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1군 팀 사령탑으로 임명한다. 그는 25년 이상 지도자 경력을 쌓아오며 최고 무대에서 꾸준히 경쟁하고 우승을 거둬온 경험을 지닌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계약기간은 2027년까지로 2년 계약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커리어는 ‘우승 DNA’로 요약된다. 호주 브리즈번 로어와 요코하마 F.마리노스를 리그 정상으로 올려놓았고, 셀틱에서는 취임 첫해 리그·컵 더블, 두 번째 시즌에 트레블을 달성하며 FIFA 올해의 감독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2023년 EPL에 입성해 토트넘을 이끌었고, 첫 시즌엔 리그 5위, 두 번째 시즌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고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정상에 오르며 17년 만에 토트넘의 트로피 가뭄을 끝냈다. 그러나 리그 17위라는 성적 부직 속에 우승 16일 만에 경질되며 극적인 희비를 맛봤다.

노팅엄 포레스트는 전임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과 함께 지난 시즌 리그 7위를 기록, 30년 만의 유럽대항전 진출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구단주 에반젤로스 마리나키스와의 갈등과 이적시장 불화가 결치며 시즌 초반 흔들렸고, 개막 3경기 만에 결별을 알렸다. 마리나키스 구단주는 “우리는 꾸준히 트로피를 들어 올려온 검증된 감독을 데려왔다. 포스테코글루의 경험과 열정은 노팅엄의 새로운 도전 여정에 큰 자산이 될 것”이라며 기대를 드러냈다.

포스테코글루의 전술 철학은 공격 축구다. 높은 라인을 유지하며 중원으로 끌어들이는 ‘인버티드 풀백’, 빠른 빌드업과 전방 압박은 토트넘 시절 EPL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노팅엄은 산투 체제에서 수비 중심의 실리 축구를 펼쳐왔던 만큼, 전술 전환에 따른 적응 여부가 최대 과제로 꼽힌다.
다행히 올여름 이적시장은 포스테코글루의 스타일을 예고하듯 흘러갔다. 제임스 맥카티· 더글라스 루이스·알렉산드로 진첸코 등 빌드업에 능한 선수들이 합류했고, 오마리 허친슨·칼럼 허드슨-오도이 같은 공격 자원도 보강됐다. 다만 주전 센터백 무릴루와 밀렌코비치가 ‘높은 라인’ 전술을 소화하기엔 스피드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따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데뷔전은 오는 13일 아스날 원정이다. 이후 스완지 시티와의 컵 경기, 번리와 리그전, 유로파리그에서 레알 베티스를 상대하는 등 강행군이 기다리고 있다. 무엇보다 1990년 리그컵 이후 트로피와 인연이 없었던 노팅엄이, ‘나는 두 번째 시즌에 항상 우승한다’라는 코스테코글루의 유명한 철학을 등에 업고 새 역사를 쓸 수 있을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