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인도네시아와 한국 울산에서 비슷한 장면이 동시에 펴려졌다. 축구 협회장의 결단으로 교체된 감독, 무너진 팀 조직력, 팬들의 분노.
두 나라를 잇는 이름은 바로 신태용이었다.
해당 글의 목차
①인도네시아의 추락 – 클라위버르트 경질과 ‘신태용 리턴’ 열망
인도네시아축구협회(PSSI)는 16일 파트릭 클라위버르트 감독과의 계약을 공식 해지했다.
2026 북중미월드컵 본설 진출 실패가 결정적이었다. 불과 9개월 전, PSSI는 “유럽의 전술 DNA를 이식하겠다”며 신태용 감독을 내치고 클라위버르트를 영입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호주·일본에 대패하고, 최종 예선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에 연달아 패한 끝에 탈락이 확정됐다.

현지 언론은 “신태용이 만든 정체성과 유소년 시스템을 클라위버르트가 무너뜨렸다”고 혹평했다. 팬들은 다시 SNS를 통해 “감독님, 인도네시아로 돌아와 주세요.”라고 소리치고 있다.
신태용 체제에서 인도네시아는 아시안컵 16강, AFC U-23 4강 등 역대 최고 성과를 냈다. 그를 떠나보낸 결정은 지금 현지에서 “최악의 오판”으로 회자되고 있다.
②울산의 혼란 – 경질, 폭로, 그리고 불신
같은 시기 한국 K리그에서도 신태용의 이름이 화제였다.
울산 현대(HD)는 부임 두 달 만에 신태용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구단이 리그 10위로 추락하자 구단은 ‘성적 부진’을 이유로 들었지만, 상황은 단순하지 않았다.

신 감독은 “나는 바지 감독이었다. 일부 고참이 구단과 직접 소통해 내 경질을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언론은 ‘감독 패싱’, ‘집단 항명’, ‘고참의 영향력’ 등을 집중 조명했고, 팬 여론은 둘로 갈라졌다.
일부는 “결과 책임은 감독에게 있다”고 했지만, 또 다른 팬들은 “울산이 선수단 중심의 폐쇄적 구조에 갇혔다”며 구단 운영을 비판했다. 결국 울산은 ‘왕조 붕괴’의 상징처럼 하위 스플릿으로 밀려났다.
③두 사건의 공통점 – 시스템보다 인물에 의존한 구조
인도네시와 울산의 혼란은 모두 체계보다 인물에 의존한 축구 행정의 부작용을 보여준다.
PSSI는 ‘신태용 경질’ 이후 전략 없이 유럽 출신 지도자를 영입했고, 울산은 단기 성과에 매달린 끝에 내부 분열을 자초했다. 두 팀 모두 결과보다 더 큰 상처를 남겼다 — 신뢰의 붕괴다.
지도자에게 전권을 주지 못하고, 감독 교체로 모든 문제를 덮으려 한 구조가 똑같았다.
④팬심의 역설 — “신태용이 남긴 건 성적이 아닌 방향”

인도네시아 팬들은 여전히 신태용의 이름을 외친다. 그가 만든 팀의 ‘정체성’, 그리고 청소년 육성 시스템은 지금도 그리움의 상징이다.
울산 팬들 역시 그와의 작별에 나름 착잡한 감정을 느끼고 있다. 홍명보 전 울산 HD 감독이 지난 시즌 도중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그 후임으로 선임된 김판곤 감독에 이어 이번 신태용 감독까지 연이어 실패하면서 팀 내부 분열이 이어지는 ‘연쇄 작용’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스포츠&블록체인 전문 프리랜서 기자 Dragon 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