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시 불확실성과 기술주 조정이 만든 투자심리 급냉
비트코인이 7개월 만에 처음으로 9만달러 선 아래로 떨어지며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지난 10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12만 6천달러대) 대비 하락폭은 약 30%에 달하며, 시장 전반에 ‘극단적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18일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은 한때 8만 9천달러 대까지 밀렸다가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9만달러 초반 대에 머물며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투자심리 악화의 핵심 원인은 다시 고개 든 연준(Fed)의 매파적 기조다. 시장이 기대해온 12월 금리 인하 확률은 50% 아래로 떨어졌고, 인플레이션은 목표치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아시아 전역에서 기술주가 고점 조정을 거치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대됐다. 엔비디아·슈퍼마이크로컴퓨터 등 AI 대표주가 조정을 받자 비트코인 역시 고위험 기술주와 비슷한 경로를 따르며 함께 하락했다.
앞서 10월 초 발생한 190억달러 규모의 대규모 청산 사태도 시장 체력을 약화시켰다. 당시 24시간 기준 사상 최대 폭락이 발생하며 투자자들은 여전히 충격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의 저점 매수 여력은 크게 줄었고, 과거와 같은 단기 반등 패턴도 힘을 잃었다.

■ 유동성 경색·ETF 순유출…시장 내부도 악화 일로
시장 내부 구조에서도 약세 신호가 선명하다.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는 최근 4~5거래일 연속 순유출을 기록하며 총 10억달러 이상이 빠져나갔다. 블랙록 IBIT, 아크 ARKB, 반에크 HODL 등 주요 상품에서 자금이 이탈했고, 순유입을 기록한 ETF는 한 곳도 나오지 않았다. 기관 수요가 급격히 둔화되면서 시장 방어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다.
대규모 디지털 자산을 보유한 상장사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마이클 세일러의 스트래티지(Strategy Inc.) 등은 주요 매수 기준가격 아래로 가격이 내려가며 재무압박이 커졌다. 더불어 코인베이스 경영진의 지분 매도 소식까지 겹치며 ‘거래소 경영진조차 현 시점에서의 확신이 불가능하다’는 해석이 시장에 확산됐다.
기술적 지표 역시 비관적이다. 비트코인은 200일 이동평균선을 이탈한 뒤 50일선과의 데스 크로스가 발생했다. 이는 전통적으로 중기 약세 신호로 읽히며 실제로 과거에도 비슷한 패턴 후 몇 주간 추가 조정이 이어지곤 했다. 옵션 시장에서도 8만 5천~8만달러 구간 풋옵션 거래가 급증하며 투자자들이 단기 하락에 대비하는 모습이 뚜렷하다.
■ 전문가들 “조정은 깊지만 단기 바닥 형성 가능”…관건은 연준·ETF 흐름
전문가들은 단기 변동성은 더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동시에 “바닥 신호가 감지된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톰 리 비트마인(Bitmine) 의장은 “10월 이후 나타난 흐름이 단기 바닥 패턴과 유사하다”며 “연말 주식 시장 반등이 재개되면 비트코인도 강하게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비트와이즈 CIO 맷 후건도 “현재 가격대는 장기 투자자에게 세대적 기회”라며 “비트코인은 위험자산 약세를 가장 먼저 예고한 자산이었고, 따라서 첫 번째로 바닥을 찍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9만3천달러 회복이 실패할 경우 8만6천~8만8천달러 구간의 유동성 공백을 메우지 못해 추가 하방이 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이번 비트코인 조정의 향후 방향은 ▲연준의 통화정책 신호 ▲ETF 자금 유입 회복 여부 ▲기술주 변동성 ▲기업·기관의 매수 재개 시점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시장은 현재 ‘공포→경계→반등 탐색’ 사이에서 방향성을 모색 중이며,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확대되겠지만 중장기에서는 되돌림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면책 조항 : 이 기사는 정보 제공의 목적으로만 해석되어야 합니다. 시장 상황은 급변할 수 있으므로, 위 정보를 근거로 한 투자 손실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스포츠&블록체인 전문 기자 Dragon Ch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