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는 5일(한국시간) 충격적인 발표를 내놨다. 2001년부터 25년간 구단을 이끌어온 다니엘 레비 회장이 물러난 것이다. 명목상으론 ‘사임’이지만, 영국 BBC·디애슬레틱 등 복수의 전문 매체는 “실질적으로는 루이스 가문에 의한 해임”이라고 전했다.
- 최고의 인프라, 하지만 초라한 성적표

레비는 토트넘을 세계적인 클럽으로 끌어올린 인물이다. 10억 파운드, 한화 약 1조 8천억원이 넘는 규모의 신구장과 최첨단 훈련장을 완공하며 팀을 이른바 ‘빅6’ 반열에 올려놓았다. 재임 기간 동안 18시즌 유럽대항전에 진출했고, 2019년 챔피언스리그 결승, 2025년에는 유로파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하지만 우승 트로피는 2008년에 따낸 리그컵과 가장 최근에 수확한 2025 유로파 리그 트로피가 전부다. ‘빅6’라는 이름에는 걸맞지 않은 성적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다니엘 레비의 토트넘은 “재정적 안정성은 최고지만 우승 욕심은 부족하다”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로 잭 그릴리시(에버튼)·브루노 페르난데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베리치 에제(아스날) 등의 굵직한 영입들이 지나친 협상 끝에 무산되면서 ‘짠돌이’, ‘악마의 협상가’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 루이스 가문의 결단, 해임설 실려

최근 토트넘의 내부 개편은 레비의 퇴진 분위기를 예고하고 있었다. CEO 자리에 아스날 출신의 축구 행정가 비나이 벤카테샴을 영입하고, 이사회에는 피터 채링턴이라는 금융계 인사를 합류시키는 등 루이스 가문이 권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특히 구단주 조 루이스의 딸인 비비안 루이스가 구단 운영에 적극 개입하면서 세대교체 압력이 강해졌다. 현지 언론은 “팬들의 시위와 성적 부진, 그리고 루이스 가문의 우승 야망이 겹쳐 레비 시대의 끝을 불러왔다”고 해석했다.
- 팬들의 반응

팬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구축해, 구단을 선진적으로 발전시켰다”며 그의 공헌을 인정했다. 하지만 다수는 ’25년·16명의 감독·리그 무관·메인 트로피 1개’라는 플래카드에서 드러나듯 성적 부진과 답답한 이적시장 행보를 이유로 퇴진을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BBC에 따르면 “레비는 토트넘 역사상 가장 논쟁적인 인물로 남을 것”이라 평가했다. 재정적으로는 EPL 내에서 가장 수익성이 뛰어난 구단을 만들었지만, ‘우승을 통한 영광’을 갈망하는 팬들의 마음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점에서다.
- 새로운 시대와 그에 따른 과제

레비의 사임으로 인한 공석은 피터 채링턴 신임 회장과 벤카테샴 CEO 체제가 메운다. 토트넘은 이미 이번 여름, 브렌트포드에서 성과를 낸 토마스 프랭크를 감독으로 선임하고 이적 시장에서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면서 새로운 방향성을 드러냈다.
토트넘은 공식 성명을 통해 “구단 소유 구조에는 변화가 없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영국 현지에서는 여전히 중장기적으로 매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25년 간의 레비 시대는 성공과 실패, 찬사와 비난이 교차한 시간이었다. 팬들이 갈망하는 ‘우승을 위한 야망’은 이제 새로운 리더쉽 아래에서 시험대에 오른다.
[스포츠&암호화폐 전문 프리랜서 기자 Dragon 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