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2월, MLB(미국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밝히며 포스팅 절차에 들어섰던 김혜성(25)의 최종 행선지가 정해졌다. 김혜성의 선택은 지난 2024시즌 월드시리즈 챔피언 LA 다저스였다.
4일(한국시간)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 웹사이트 ‘MLB닷컴’은 “LA다저스가 KBO(한국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소속의 유틸리티 플레이어 김혜성과 3년 1,250만 달러(한화 약 184억원)에 보장 계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 언론 매체 디애슬래틱,AP통신 그리고 김혜성이 속해있는 에이전시 CAA 측 역시 연달아 김혜성의 LA 다저스 행을 발표하면서 “계약 종료 후 2028년과 2029년 2년 더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이 있어, 계약 규모는 최대 2,200만 달러(한화 약 324억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밝혔다.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에 속한 LA 다저스는 ‘최초의 한국인 메이저리거’ 박찬호와 이후 ‘괴물’ 류현진이 활약했던 팀으로 국내에서도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구단이다. 또 아시아인 출신으로 메이저리그에서 ‘투타겸업 성공’, ’50홈런-50도루 달성’이라는 업적을 달성한 오타니 쇼헤이(30,일본)가 현재 몸 담고 있는 팀이기도 하다.
오타니는 김혜성의 LA 다저스 이적이 확정되자, 공식 SNS 계정(인스타그램)을 통해 “환영합니다 친구”라는 문구와 함께 김혜성의 입단을 환영했다.
실제로 김혜성의 LA 다저스 입단 배경에는 오타니의 조언도 한 몫 했다.
김혜성은 포스팅 이후 다저스 외에도 LA 에인절스로부터 훨씬 좋은 조건인 5년 2800만 달러 규모의 제안과 김하성이 뛰고 있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애틀 매리너스에게도 오퍼를 받았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CAA 스포츠 측은 “김혜성이 미국으로 출국한 이후 같은 에이전시 소속인 오타니와 상담을 나눈 것이 금액적인 문제를 떠나서 다저스로의 이적 결정을 내리는데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김혜성은 유격수-2루수의 두 포지션 부문에서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적이 있는 리그 정상급 내야 유틸리티 자원으로,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의 빅리그 진출 이후 키움 히어로즈의 주장 및 에이스 역할을 맡고 있었다.
2023시즌 김혜성은 커리어하이 달성과 항저우 아시안 게임 금메달을 획득으로 병역 문제까지 해결했다. 여기에 팀 선배 김하성의 성공적인 메이저리그 정착과 입단 동기 이정후의 대형 포스팅 계약이 맞물리면서, 김혜성도 자연스럽게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KBO에서의 마지막 시즌이 된 2024년 김혜성의 성적은 타율 0.326, 홈런 11개, 75타점, 30도루로 나쁘지 않은 활약을 보냈으나, 잔부상과 기복으로 인해 직전 시즌 대비 한 풀 꺾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포스팅을 준비 중인 본인에게는 다소 아쉬운 시즌이 되었다.
하지만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 서울 시리즈 개막전을 앞두고 펼쳐졌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및 LA 다저스와의 평가전에서 대한민국 대표팀 엔트리에 승선해 안타와 타점을 기록하는 등 인상적인 활약을 남긴 것은 분명했기에 이는 결국 빅리그 진출 성공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이제 김혜성에게 남은 ‘숙제’는 치열한 포지션 경쟁으로, 40인 로스터에 들어가는데는 성공했지만 완전 주전이 보장되는 26인 로스터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스프링캠프 때 확실한 실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김혜성의 계약 내용에 마이너리그 거부권은 포함되지 않았으며, LA 다저스의 브랜든 고메스 단장 역시 다음 시즌 내야 운영 계획에 대해 “유격수는 무키 베츠, 2루수는 개빈 럭스가 고정 기용될 것이며, 김혜성은 유틸리티 자원으로 분류된다.” 라고 밝혔기에 김혜성의 로스터 경쟁은 불가피하다.
현재 김혜성의 약점으로 평가받는 것은 바로 ‘적은 홈런 개수’로 8시즌 동안의 통산 홈런이 37개로 다소 부족하고,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것도 최근 2024시즌이 처음이기에 내구성과 더불어 홈런 생산 능력을 조금 더 늘릴 필요가 있다.
그래도 전문가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점은, 김혜성이 2023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내야 유틸리티 부문 골든 글러브를 수상한 김하성과 비교했을 때, KBO 리그에서 보여준 수비 센스, 주루 능력 그리고 컨택 능력(공을 맞추는 능력) 면에서는 김하성을 앞선다고 보는 평이 주류라는 점이다.
김혜성은 조만간 미국으로 출국해 메디컬 테스트을 받고 입단 계약을 마무리 한 뒤 2월부터 스프링캠프에 참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