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만 달러 포기, 다시 시장으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내야수 김하성이 결국 2026시즌 보장된 연봉 1600만 달러(약 229억 원)를 포기하고 FA 시장에 뛰어들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과 복수의 현지 매체들은 4일(한국시간) “김하성이 플레이어 옵션을 거절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고 전했다. 이로써 애틀랜타는 독점 협상권을 잃었으며, 다가올 겨울 유격수 공백을 메워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
김하성의 결단은 단순한 모험이 아니다. 탬파베이에서 부상 여파로 부진하던 그는 9월 웨이버를 통해 애틀랜타 유니폼을 입은 뒤 반등에 성공했다. 한 달간 타율 0.253, 3홈런, OPS 0.684를 기록하며 공수에서 안정감을 되찾았고, “수비로 팀의 중심을 잡아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동안 어깨 수술과 허리·종아리 부상 등으로 시즌 대부분을 날렸던 김하성에게는 좋은 증명 기회가 되었다.
FA 시장 ‘유격수 기근’, 보라스의 마케팅 무대
김하성의 에이전트는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다. 그는 현재 시장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FA 유격수”로 김하성을 내세우며 다년 계약 협상을 준비 중이다. 현지에서는 연평균 최소 2000만 달러(약 288억 원), 총액 3년 4800만~6000만 달러(약 690억~862억 원) 규모의 계약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유격수 FA 기근’이 겹친 올해, 경쟁 구단은 한층 뜨겁게 몰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보 비솃(토론토 블루제이스) 외에는 시장에 특급 유격수가 거의 없다. 트레버 스토리(보스턴 레드삭스)는 잔류 가능성이 높고, 비솃은 타격은 뛰어나지만 수비력 약화로 평가가 엇갈린다. 이런 상황 속에 김하성은 수비 안정성과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유연성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 MLB.com은 “보라스는 김하성을 최고의 유격수 FA로 마케팅할 기회를 잡았다”고 보도했다.
냉정한 평가 속 행선지 시나리오
물론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디애슬레틱은 “김하성은 어깨 부상 이후 강한 송구를 잃었다”며 1년 계약 이상은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건강을 회복한다면 다시 WAR 4 수준의 수비형 유격수로 복귀할 수 있다는 전망 또한 존재한다. 결국 이번 FA 시장은 ‘부상 이슈가 있는 김하성’을 신뢰할 수 있는 구단이 어디냐에 달려 있다.
행선지로는 애틀랜타 재계약 외에도 뉴욕 양키스, 샌디에이고, 샌프란시스코 등이 거론된다. 유격수 보강이 시급한 양키스는 잠재적 최종 후보로 지목되고 있으며, 샌디에이고는 잰더 보가츠를 2루로 돌리고 김하성을 재영입하는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다. 반면 애틀랜타는 김하성을 놓칠 경우 마커스 시미언(텍사스 레인저스) 트레이드나 다른 FA 내야수를 탐색할 가능성도 있다.

결과적으로 김하성은 안정 대신 가능성을 택했다. 30세의 나이에 다시 FA 시장에 나선 그는 단기 ‘재수 계약’으로 잃은 1년을 되찾고자 한다. 그의 선택은 리스크이자 도전이지만, 만약 시장이 예상대로 반응한다면 김하성은 진정한 ‘FA 대박’을 터뜨리며 아시아 내야수의 새로운 기준을 다시 세울지도 모른다.
[스포츠&블록체인 전문 프리랜서 기자 Dragon Ch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