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과 방출의 시련을 딛고 새롭게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유니폼을 입은 김하성(30)이 단 두 경기만에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며 부활을 알렸다. 시카고 원정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기록한 역전 결승 3점 홈런은 이번 시즌 애틀랜타 유격수들이 단 한 번도 보여주지 못했던 장면이었다.
- 7회, 흐름을 바꾼 3점 홈런

김하성은 4일(한국시각), 시카고 컵스와의 시리즈 최종전에 7번 타자 및 유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타선의 침체 속에 1대 0으로 뒤지던 7회 2사 1·3루 상황, 상대 불펜 드루 포머랜츠의 초구 93마일 직구(약 150km/h)를 놓치지 않고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기록했다. 타구 속도는 108.5마일(약 175km/h), 비거리 391피트(119m)로 총알 같은 타구였다. 이 홈런은 김하성의 시즌 3호 홈런이자, 애틀랜타 유격수들의 올 시즌 첫 홈런이었다. 팀은 3대 1로 역전하는데 성공했고, 이후 7·8회 각각 1점을 더 추가하여 최종 점수 5대 1로 승리했다.
- 애틀랜타가 기다렸던 최후의 퍼즐

김하성은 지난 3일 이적 첫 경기에서도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두 번째 경기에서도 홈런을 터뜨리며 두 경기 합산 8타수 3안타 3타점 타율 0.375로 맹활약했다. MLB 닷컴은 “140경기 만에 애틀랜타의 유격수가 홈런을 쳤다”며 헤드라인을 뽑아내기도 했다. 현지 중계진도 “애틀랜타 내야진의 부족했던 파워가 드디어 채워졌다”고 평가했다.
- 방출의 아픔, 반등의 기회

김하성은 올 시즌 잇따른 부상 악재로 탬파베이에서 단 24경기 출전에 그쳤고, 타율 0.214과 OPS 0.611에 머무르며 탬파베이의 ‘최고 대우’에 걸맞지 않은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결국 그는 9월 2일 웨이버 공시되며 사실상 방출이나 다름없는 상황을 맞았다. 그러나 곧바로 애틀랜타가 움직였다. 주전 유격수들의 빈약한 타격을 보강하기 위해 웨이버 클레임으로 김하성을 영입하며, 포스트 시즌 가능성이 희미해진 지금 2026시즌을 내다본 포석을 마련한 것이다.
애틀랜타의 브라이언 스니커 감독은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시절부터 좋아하던 선수이며 당장 주전 유격수로 기용할 것”이라며 신뢰를 보였고. 안면이 있던 애틀랜타 2루수 아지 알비스 역시 “김하성은 항상 열심히 하는 선수”라며 함께 키스톤 콤비를 이룰 동료로서 기대감을 드러냈다.
- 김하성의 다짐과 홈 데뷔전
경기 후 김하성은 “팀이 이길 수 있는 홈런을 쳐서 기쁘다. 홈 팬들의 열정을 직접 느낄 날을 기대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애틀랜타는 6일부터 홈구장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시애틀 매리너스·시카고 컵스·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9연전을 치른다. 김하성은 커리어 동안 이 구장에서 OPS 1.014를 기록할 정도로 강한 면모를 가지고 있어 김하성의 ‘부활 드라마’는 한층 더 짙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