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의 대표 홈런 타자 박병호(39·삼성 라이온즈)가 유니폼을 벗었다. 함께 삼성의 마운드를 지켜온 베테랑 불펜 임창민(40) 역시 나란히 은퇴를 결정했다.
삼성 구단은 11월 3일 두 선수의 공식 은퇴를 발표하며 “오랜 기간 한국 야구를 위해 헌신한 두 베테랑의 선택에 존경을 보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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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게 피어난 ‘국민거포’, 4년 연속 홈런왕으로 전설이 되다
박병호는 2005년 LG 트윈스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에 데뷔했지만, 초반에는 만년 유망주에 머물렀다. 그러나 2011년 7월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로 트레이드된 이후 그의 인생이 바뀌었다. 이적 직후 후반기 12홈런을 폭발시키며 잠재력을 드러낸 그는 2012년 31홈런으로 첫 홈런왕에 올랐고, 2015년까지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하며 KBO 리그의 상징적 존재로 자리 잡았다.

2014년과 2015년엔 각각 52홈런, 53홈런을 기록해 KBO 최초 2년 연속 50홈런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커리어 동안 홈런왕 6회·MVP 2회·골든글러브 6회·통산 418홈런(4위)라는 화려한 족적을 남겼다.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 한 2016년에도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12홈런을 기록하며 ‘KBO 대표 거포’의 존재감을 알렸다.
■ 세월 앞에서의 결단…“이제는 후배들을 가르치겠다”
KT에서 삼성으로 트레이드 된 이후에도 박병호는 여전한 장타력을 보였다. 2024시즌 23홈런, 2025시즌 15홈런으로 13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정규 시즌 최종 타율 0.199로 부진하며 체력적 한계를 실감했다. 와일드카드부터 플레이오프까지 동행했지만 5경기 5타수 1안타에 그쳤다. 결국 그는 “예전처럼 뛰기 어렵다는 걸 느끼며 오랜 고민 끝에 은퇴를 결심했다”며 스스로 마침표를 찍었다.

박병호는 소속사를 통해 “20년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제는 또 다른 모습으로 그라운드에 서보려 한다. 후배들을 가르치며, 야구를 계속 사랑하는 사람으로 남겠다”고 전했다. 지도자 변신을 예고한 그는 “제2의 목표를 향해 다시 한 걸음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박병호는 통산 1767경기 타율 0.272 1554안타 418홈런 1244타점의 커리어를 남겼다.
■ 동료들이 전한 존경과 여운
삼성 선수단도 박병호의 은퇴 소식에 깊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근면과 성실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김헌곤은 “항상 먼저 야구장에 나와 준비하는 모습을 보며 많이 배웠다”고 했고, 내야수 이창용은 “고생 많으셨다. 영광이었다. 레전드”라며 존경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미국 메이저리그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소속 이정후도 SNS를 통해 팀 동료였던 히어로즈 시절을 언급하며 “제 마음속 영원한 홈런왕”이라며 심경을 밝혔다. LA 다저스의 김혜성 역시 “히어로즈 시절부터 본받을 선배였다”고 짧게 작별 인사를 남겼다.
■ ‘필승조’ 임창민도 함께 작별
박병호와 함께 팀의 마운드을 지켰던 베테랑 불펜 임창민 역시 은퇴를 선택했다. 그는 2008년 현대 유니콘스 입단 후 NC, 두산, 키움을 거쳐 지난 해 2024년 삼성에 합류했다. 60경기에 출장해 54.1이닝을 소화하며 28홀드 평균자책점 3.98을 기록, 불안했던 삼성 불펜진의 기둥이 되었다. 올해 정규 시즌에서도 16경기에서 13이닝을 소화했다.

은퇴 발표 전 SNS를 통해 “이제 더 이상 새로운 시즌을 시작하지 않으려 한다. 18년 선수 생활을 여기서 마무리한다”며 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임창민은 “응원해 주신 팬들 덕분에 끝까지 즐겁게 야구했다. 삼성에서 커리어를 마칠 수 있어 행복하다”고 인사를 남겼다.
임창민은 통산 563경기 30승 30패 87홀드 123세이브, 평균자책점 3.78의 커리어를 남겼다.
[스포츠&블록체인 전문 프리랜서 기자 Dragon Cho]

